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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쇠꼬챙이와 유리병 조각 중에 찔리면 어느 게 더 아플까. 유리에는 한 번 베이고 한 번 찔려봤다. 유리가 살갗을 파고 들 때의 그 느낌이란. 뭔가 따끔따끔 갈라지는 게 느껴지면서 불쑥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던 이상야릇한 기분. 찰나였지만,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음, 그러니까 쇠꼬챙이에 찔려 둘의 고통이 어떻게 다른지 직접 비교해 보고 싶단 말은 아니다. ![]()
어떤 상황이 닥쳐도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는 꼬꼬마의 리더 블로섬, 수줍고 상냥하지만 한 번 화나면 제일 무서운 버블, 삐딱한 버터컵. 늘 사소한 일로 다투고 말 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과격한 꼬마들이지만 세 명의 개성이 뚜렷해서 좋아했던 거 같다. 2002년 추석에 극장판 (은 치고 부수는 내용만 있어서 좀 단조롭다) 이 개봉되자마자 달려가서 보기도 했고 국내에 발매된 석 장의 DVD를 구입했을 정도로 한 때 이 꼬꼬마들의 매력에 흠뻑 빠졌었다 (고 하기엔 좀 머쓱한 것이 무려 6년 만에 DVD의 봉인을 풀었다). 그사이 <파워퍼프걸> 은 여섯 번째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리고 일본에서 <파워퍼프걸Z> 라는 다른 이름으로 재탄생된 모양이다. 딱 그림만 봐도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걸 알겠는데 원작의 단순하고 아기자한 맛이 없는 거 같다. ![]() ![]() ![]() 이어지는 내용 하나도 없음 ![]() 얼마 전에 글을 올린 존 알버트의 다큐멘터리 <의료보장제도, 돈과 생명의 거래 - Healthcare: Your Money or Your Life, Part 1, 1977> 가 민간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빈민층이 어떤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를 피눈물 나게 보여줬다면 마이클 무어의 <식코 - Sicko, 2007> 는 의료보험에 가입한 2억 5천만 명에 관한 이야기다. 자신의 능력껏 보험료를 내어 최소한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 안에 포함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하는 빈민층보다는 조금이나마 나아야 할 텐데 영화를 보면 전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왜? 돈 없으면 병원 문턱도 못 가보고 죽어야 하는 구조는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유는 뻔하다. 다 그 놈의 돈. 한 푼이라도 더 벌어먹기 위해서다. 대규모의 민간 보험회사들은 갖가지 이유를 들어 보험가입과 보험료 지급을 거부한다. '당신은 너무 젊어서 자궁경부암에 걸릴 리가 없다' 는 게 많고 많은 이유 중의 하나다. 그 유명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인트로를 가져와 보험회사로부터 보장받지 못하는 조항을 열거하며 신체의 부위에는 가격표가 매겨진다. 그로 인해 가족을 잃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과거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증언과 반성이 잇따른다. 정치와 자본의 협력도 빠질 수 없다. 업계로부터 로비를 받은 정치인 중에는 빌 클린턴 재임시절에 의료제도의 개선을 주도했던 힐러리도 포함되어 있다. 물론 그 중의 으뜸은 부시 현 대통령이고 그의 걱정은 의사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에만 국한된다. 먹은 만큼 해주는 친절한 대통령이라니.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떨까. 영화는 바깥으로 시선을 돌린다. 마이클 무어가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쿠바를 돌아다니면서 겪는 상대적인 충격은 충분히 일방적이고 과장되어 있지만 미국 의료체계의 불합리를 끄집어내는 데에 적절해 보인다. 그것은 상식과 비상식의 충돌이고 더 나아가서는 거대한 권력이 만들어 낸 폭력이다. 약하고 병든 이들을 거리로 내모는 세상이 과연 정상적인가. 마이클 무어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그곳 어디를 둘러봐도 응급실에서 치료비를 얼마나 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은 없다. 돈이 없어도 아픈 사람을 쫓아내지 않는다.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병원의 재정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 치료를 할 수 있느냐다. 현지인에게는 당연하고 이방인에게는 생경하기만 한 풍경. 마이클 무어의 호들갑스러움은 잠재된 미국인의 공포를 보여준다. 영화에서 이상적인 모델로 제시되는 의료보장 제도는 그토록 미국인들이 두려워하는 사회주의의 악몽이나 다름없다.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구조는 빨갱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이클 무어가 체험 의료보장제의 종착지로 쿠바를 선택하는 건 우연이 아니라 예정된 결과처럼 보인다. 태어나서부터 늘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온 악당의 나라, 여전히 미국과 화해할 수 없는 쿠바에서 아픈 미국인들은 처음으로 돈 걱정 없이 치료를 받는다. 멀쩡히 악마의 아들이 살고 있는 적의 나라에서 잘못된 구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설파하는 일은 아이러니하지만, 효과는 크다. 결국 <식코> 는 부시의 등장 이후 마이클 무어가 일관되게 다루고 있는 이야기의 연장선이다. 끊임없이 공포를 조성하고 주입해서 국민을 길들이는 통치 수단이 얼마나 많은 미국인을 끔찍한 고통으로 몰아넣는지를 다시금 환기시킨다. 대다수의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그 거대한 힘이 미치는 곳은 광범위하며 마음 편하게 사는 걸 두고 볼 만큼 인자하지가 않다. 어찌 됐건 지긋지긋하게 괴롭히고 못살게 굴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게 그것의 생리다. 그렇다고 체념만 하기에는 이르다. 폭주를 막을 순 없어도 견제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마이클 무어는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여전히 그의 방법은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말이다. ![]()
2. 투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보니 엄마가 혼자서 화투를 치고 계신다. 오랜만에 엄마와 얘기라도 하고 싶어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았다. 근데 화투를 배워둘걸 그랬다. 비슷하게 생긴 그림을 먹어야 하는 것만 알지 먹은 패를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 점수 계산은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걸 엄마가 대신 해야 하니 둘이 치는 거지만 혼자 치는 거나 마찬가지다. 차라리 혼자 치는 게 편하다고, 귀찮으니 저리 가라고 하시지만 이런 것도 다 훈훈한 가족의 정 아니겠는가 (생각하고 싶다). 그렇게 몇 판을 하고 있는데 묻지도 않은 말을 줄줄 늘어놓으신다. "나 투표 안 했다. 한나라당이 되어야 이명박이 잘 된다고 하는데 그래봐야 뭐가 좋아질까 싶어서. 다른 당 사람들은 잘 모르겠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은 넉 달 동안 꽤 많은 일이 벌어지긴 한 모양이다. 오랫동안 꼬박꼬박 당비를 낸 골수 지지자마저 시큰둥하게 만들 정도였던 걸 보면. 정말 어쩌지 못하는 사정이 아니라면 투표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지만, 한 편으론 막연한 희망조차 걸 수 없는 당으로 갈 표가 하나라도 줄어서 다행이다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기도 하다. ![]() 매년 피는 벚꽃이 새삼 아름다울 일은 없다. 그저 누군가와 함께 봄 냄새 가득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게 좋았던 게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나 그날 무엇을 했는지 잘 떠오르진 않지만 웬지 기분 좋은 냄새가 코끝에서 맴도는 것 같다. 한 걸음 떼기도 힘들만큼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것도 나름의 운치가 있더라구. 다들 꽃구경 하겠다고 모인 사람들 틈이니 촌스러워하지 않아도 되고 말이야. 저 많은 사람들에게도 오늘 하루는 되돌아보면 좋았던 추억으로 남겠지. 벚꽃이 만개한 윤중로 초입에서 솜사탕 하나를 산 다음 사이좋게 한 입씩 먹여주면서 누군가와 같이 손잡고 걸었으면 좋겠다. (몰래 뒤에서 사진 찍는 거 실례라는 걸 알면서도 다정하게 팔짱 낀 모습이 좋아보여서 그냥 찍었다.) ![]() <안녕, 용문객잔> 은 내일이면 문을 닫을 복화극장의 마지막 상영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지막 상영작은 호금전 감독의 <용문객잔 - 龍門客棧, 1968> 이며, 몇 안 되는 관객 중에는 마오티엔이 있다. 차이밍량 영화에서 늘 아버지로 출연하는 그의 데뷔작이 바로 <용문객잔> 이다. 그리고, 이 날은 다리를 저는 극장의 매표원 (첸상치) 과 젊은 영사기사 (이강생) 가 만날 수 있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모든 일은 <용문객잔> 이 상영되는 두 시간동안 벌어진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소개를 일부 수정해서 옮겨놓긴 했지만 차이밍량의 <안녕, 용문객잔 - 不見不散, 2003> 은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복화극장이 내일이면 문을 닫게 되는지, 영화를 보던 중년의 남자가 왜 눈물을 흘렸는지, 매표원과 영사기사 사이에 애틋한 감정이 있는지는 거의 마지막이 되어서야 확인할 수 있다. 차이밍량 영화답게 대사와 음악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극장 안에서 상영되는 용문객잔의 대사와 효과음, 발자국과 빗소리 같은 주변 소음만이 복화극장의 적막함을 채운다. 이처럼 <안녕, 용문객잔> 은 관객에게 어떤 정보도 주지 않는다. 좀체 입을 떼지 않으면서 극장 안과 바깥의 움직임을 긴 호흡으로 담아낸다. 몇 몇의 관객은 텅 빈 객석을 놔두고 지근거리에 모여 은밀한 시선을 주고받으며 자리를 옮긴다. 매표원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영사실과 스크린 뒤를 오고 간다.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는 그들이 왔다가 멀어지고 기다리다 엇갈리는 순간을 끈질기게 바라본다. 멀리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는 공명하다. 그래서 <안녕, 용문객잔> 은 기다림에 관한 영화처럼 보인다. "이 극장에는 유령이 살고 있어요. 여기가 귀신들린 곳이라는 거 아십니까." 이 대사는 정확히 영화가 시작하고 44분 4초가 되서야 나온다. 길고 긴 침묵속의 첫 마디는 의미심장하다. 늘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곳이지만 발 길이 끊긴 극장에서 누군가를 훔쳐보는 게이 청년의 기다림은 대상이 없으며 매표원은 끝내 영사기사와 엇갈린다. 어쩌면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 공간과 그 곳을 떠도는 사람들은 그 자체로 현실의 유령일지도 모른다. 응답할 수 없는 기다림,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하는 것의 끝은 조용한 사라짐뿐이다. '이제 누구도 우릴 기억하지 못한다.' 는 영화 속 배우들의 눈물과 긴 담배연기가 겹치는 복화극장의 마지막은 쓸쓸하다. 영화는 마지막 상영이 끝나고 관객이 사라진 극장 안을 5분여의 롱테이크로 지켜본다. 묘하게도 카메라의 위치는 영사기와 객석이 전면으로 보이는 스크린이다. 다시 영사기의 불을 밝히지 못할 이곳에서 과거에는 수많은 사람이 울고 웃으며 잊지 못할 추억과 꿈을 가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영화 속 영화, 현실과 환상이 겹친 <안녕, 용문객잔> 은 영화와 극장에 대한 차이밍량의 추억이자 사라지는 것들을 향한 서글픈 '작별' 이다. 똥이 있는 곳에 구더기가 있듯, 기자라는 직업의 책임과 윤리 따위는 알 길이 없는 사이비 기자들이 단체를 만들어 돈과 권력을 장악하는 한 편에 언론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시장과 공무원이 존재한다. 지역 주민 누구도 보지 않는 언론이 생존할 수 있는 까닭은 이들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이해관계로 맞물렸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우리 편과 적으로 갈라 이득을 챙겨먹고 전방위로 압력을 가한다. 그들에게 언론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과 방해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지 오래다. 부천시 인터넷 언론의 한 기자가 동료 기자들에게 똥과 쌈장이 섞인 페트병을 투척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부천시청 출입 기자단과 공무원이 벌이고 있는 은밀한 관계의 일부다. (자세한 내용은 KBS 미디어 포커스와 MBC 피디수첩 참고) "협력될 수 없는 언론과는 이제는 선을 그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철저히 차단해서 아주 이번에 뿌리 뽑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행정정보 요구해도 최대한 거부하세요. 차단하세요." 똥물을 퍼부은 기자를 정의로운 양심이라고 포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왜 그래야 했는지 이해가 간다. 3년 전에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부천판타스틱 영화제를 만신창이로 만든 홍건표 시장은 그 때나 지금이나 참으로 천박하고 비뚤어진 사고를 갖고 있어 보인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특정언론과 기자를 언급하며 불량식품 추방 하듯이 쫓아내자고 선동하는 시장과 알아서 엎드리는 공무원들이 있으니 조폭도 되지 못하는 동네 양아치들이 꼬이는 건 당연한 일일 테고, 아주 지랄 맞을 정도로 환장의 짝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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