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꽤 오래전에 아는 동생의 홈페이지에서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다. 평소에 자기는 왜 이렇게 사는 게 괴롭고 힘드냐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던 녀석이라 더욱 눈에 띄는 문구였다. 알고 보니 일본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 <사랑을 주세요> 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참 멋진 말이구나 싶다. 잰 체 하지 않으면서 사람을 편하게 하는 말이다. 관계의 얄팍함. 그런 것이 주는 서글픔도 있다.
누군가가 힘든 모습을 보일 때 괜찮아, 곧 나아질 거야 라는 위로를 한다. 살다 보면 가끔은 그런 위로가 필요하기도 하다. 대부분의 고통은 모든 걸 혼자 짊어지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나는 이렇게 힘들어 죽겠는데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외로움은 고통을 배가시킨다. 그럴 때 누군가에게 듣는 위로의 말은 묘한 안도감을 준다.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가 않다. 적어도 위로의 말을 듣는 순간은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위로가 귀에 들어오지 않을 때다. 모든 것이 무기력하고 허무하고 고통 자체가 뼈에 사무쳐 자신이 느끼는 감정 말고는 아무것도 중요치 않은데 무슨 위로와 격려의 말이 필요할까. 지금의 고통은 자신 밖에는 모르는, 아니 가끔은 어느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하물며 그런 상대의 고통을 어찌 안다고 섣불리 위로를 한다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주제넘은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틀에 박힌 위로와 격려는 무관심보다 빠르게 사람을 지치고 외롭게 한다. 정말 힘든 사람에게는 그냥 기대어 울 어깨가 필요하지 않다던가.
소설 속에서 모토지로가 리리카에게 보냈던 편지의 구절처럼 '사람들의 위로와 격려 때문에 너무 힘을 내려고 애쓰는 것' 보다 가끔은 힘 같은 건 내지 않아도 괜찮다. 어차피 '다들 자기 속도에 맞춰 한발 한발 나아가면 되는 것' 뿐이니 그까짓 거 힘 좀 내지 않으면 어떤가. 그런다고 순식간에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닐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