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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이나영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보이는 외모, 아무 감정도 없이 툭툭 건성으로 내뱉는 듯한 말투가 무척이나 거슬렸다. 무엇보다 그가 싫었던 건 광고를 통해 인기를 얻은 많은 연예인들이 그렇듯이 어딘지 박제된 듯한 이미지 때문이다. 그냥 예쁘기만 한 인형 같았다. 예쁜 표정만 지어야 하는 광고에서 이나영은 더없이 예쁘고 매력적이었지만 웃고 울고 화내고 말을 해야 하는 드라마에선 아예 존재감이 없었다. 그가 연기했던 배역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죽자 사자 배용준을 따라다니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를 제외하면 시트콤 <멋진 친구들> 이나 영화 <천사몽> 에서의 이나영은 잠깐 주목을 받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흔한 경우가 될 것이 확실해 보였다.
그런 그가 좋아지기 시작한 것은 공장에서 주물로 찍어낸 듯한 얼굴이 사람으로 보이면서부터다. 배우에게 있어 전환점은 자신을 잘 알아주는 감독과 대본을 만났을 때가 아닐까.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생각과 의지일 것이다. 묘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찍은 영화 <후아유> 와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는 자신의 직관으로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시기와도 일치한다. 도무지 연기에는 관심도 재능도 없어 보이던 광고 모델에게 일정부분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발견하게 된 것은 <네 멋대로 해라> 와 <아는 여자> 이고 여전히 이나영은 자신을 연예인과 배우로 만들어 준 두 개의 이미지에 걸쳐 있다. 그것은 한계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늘 비슷한 이미지에만 머물려고 한다는 비판도 유효하다. 하지만 이나영에게는 두 개의 이미지를 반복하면서도 그것을 매력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재능이 있다. 그것이 광고모델이기만 했던 이나영과 배우 이나영의 차이라고 할까.
덧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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