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가 인터넷으로 고스톱을 치는 모습을 본 유미는 화투는 손맛이라며 인터넷으로 하는 것은 재미가 없다고 말한다. 문희는 유미에게 화투 한 판 치자고 제안하고 그렇게 시작된 화투판에서 문희는 유미에게 계속 해서 지게 되는데... 한편, 준하는 사무실 케이블 광고 때문에 CM송 전문 작곡가를 섭외하라는 철호의 말에 신지를 떠올린다. 신지는 새로 시작한 일 때문에 바쁜 상황이었지만 준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그 일을 맡게 되는데...
이번 에피소드에서 신지와 준하는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혹은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해서 고민한다. 점점 그런 것들 때문에 고민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아서 그런지 여러 가지 면에서 공감이 됐는데 준하의 무능력함, 뭘 해도 안 되는 모습들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조금 지겨워진다. 흔하고 흔해 빠지긴 해도 만날 못난 짓만 해대는 준하에게서 충분히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도 언제부턴가 지지리도 못났다는 것 말고는 그다지 정이 가게 만들질 않아서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 되어 버린 거 같다. 식신 준하, 괴물 준하도 시원찮은 건 마찬가지고.
사실, 준하 같은 성격이 피곤하고 짜증스럽긴 하다. 일단 같이 일을 하기엔 너무 무능력하고 태평스러운데다 정작 앞에서는 좋다 좋다 그러면서 뒤에서는 뭔가 있는 성격이 얼마나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것인지 당해본 사람은 안다. 그게 개인적인 일이어도 짜증스러울 터인데 회사 일을 그렇게 해놓으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몇 배로 힘들어지기 때문에 좋은 소리를 듣기도 어렵다.
준하 친구 같은 경우, 마치 준하를 부하직원처럼 대하는 것이 조금 재수 없긴 했지만 원칙적으로 생각해보면 그 친구가 맞다. 약간 냉정하고 사무적이긴 해도 자기 돈 걸고 사업하는데 한가할수만은 없겠고 준하의 타고난 성격이 너무 긴장감 없어 보이는 건 옆에 있는 친구로서도 답답할 테고 말이다. 서 선생이 연애에 닳고 닳은 여자라 (고 외친다) 면 준하 친구는 직장생활에 닳고 닳은 그런 사람이다. 보통 회사에서도 준하 친구 같은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니 나름 현실적인 사람이고 그런 친구한테 말 한 마디 못하면서 죽어지낼 준하의 앞날은 안 봐도 뻔하다. 그래도 가장으로서 위기의식 없는 준하가 한 번 제대로 당할 필요가 있긴 하다.
<거침없이 하이킥> 에서 신지의 CM송 관련 에피소드들은 작정하고 놀림감의 대상이 되어 버리는데 이번 회도 그랬다. 일단, 그동안 신지가 만든 CM 송의 가사들을 보면 '돈을 빌려 드려요. 개나 소나 다. 누구라도 다. 일수~ 일수 일수 머니.','투자, 투자하면 부자가 되고, 부자되면 또 투자하고 또 투자하면 더 부자되고, 더 부자되면 떼부자 되는 장앤리 투자 컨설팅','거침없이 투자해요~ 하이킥을 날리듯~ 왠만하면 투자해요~ 막을 수가 없네~ 똑바로 투자하자 논스톱 투자 1번지! 장앤리 투자컨설팅.'
모름지기 CM송이라는 게 쉽고 편해야 좋은 것이고 신지의 CM송들은 그래서 귀에 쏙쏙 들어오긴 한다. 문제는 들으면 들을수록 한없이 웃기기만 하다는 것. 그나마 죽도 밥도 아닌 신지라는 캐릭터에서 일관된 건 작곡가로 성공하고 싶어 하지만 그다지 능력이 없어 보인다, 는 것인데 자신의 꿈을 위해 이혼까지 한 사람에게는 무척 잔인한 현실이지만 두고두고 신지를 놀려먹을 수 있을 만큼 제대로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꽤 좋은 설정이고 효과도 있다. 앞으로 준하가 친구 눈치 보면서 직장 생활을 잘 견뎌낼 수 있을지, 신지는 정말 작곡가로 성공할 수 있을지. 두 사람은 여전히 뭘 해도 안 되는 팔자다. (방영일 2007.05.01)
덧붙임
신지 CM듣기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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