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MBC ESPN 사이트에 들어가서 편성표를 보기 시작했다. 지난 가을부터 몸에 밴 습관인데 미리미리 경기 일정을 꿰고 있을 정도의 열성적인 팬은 아니라서 주말마다 확인을 한다. 근데, 편성표를 보니 오늘은 중계를 안 하나보다. 프리미어 리그 관련 방송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 모음 밖에는 없다. 혹시나 싶어 내일 편성표까지 살펴봤지만 없다. 그러고 보니 프리미어 리그도 거의 끝나간다. 이제 리그 우승팀도 결정되었고 팀당 한 경기씩만 남아 있다. 물론, 앞으로 있을 FA 컵과 프리미어리그와는 상관없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기대 중이다.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동안 축구와 함께 했던 6개월이 참 즐겁고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축구는커녕 스포츠 자체에 관심도 없던 사람에게 어느새 케이블 스포츠 채널은 선호하는 채널 일 순위가 되었고 세 개의 스포츠 채널을 통해서 프리미어리그뿐 아니라 참 많은 종목의 경기를 봤다. 혼자만 유별 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한국 선수가 뛴다고 해서 더 응원을 하지도 않았고 목숨을 걸 정도로 좋아하는 팀 (반대로 싫어하는 팀과 너무 너무 혐오하는 선수는 있다) 이 없어서 편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봤던 거 같다. 싸커라인 같은 곳에 가서 눈동냥을 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여전히 축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내가 본 건 많고 많은 리그의 일부였을 뿐이고 축구의 규칙이나 팀의 특성, 선수들에 대해 속속들이 알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고 무식하다. 그렇다고 지금보다 더 나아갈 것 같지는 않다. 너무 깊이 빠져들거나 무관심 하지도 않은 지금이 편하고 부담 없이 축구를 즐기기에 딱 좋을 것 같아서다. 오프사이드 반칙이 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거 하나만으로도 백배쯤 축구를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되었으니 그냥 그걸로도 충분하다.
덧붙임
1. 다른 건 모르겠고 웨스트햄이 2부 리그로 강등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별히 웨스트햄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지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구단주, 감독, 선수들의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서다. 경고 먹을 각오를 하고 프리미어리그 데뷔골 세러머니를 했던 테베즈도 감동적이었다. 골득실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강등권인 위건을 승점 3점차로 벌려놨으니 맨유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패하지만 않는다면 가능성은 있다.
2. SBS 스포츠에서 서울과 전북의 경기를 보다 MBC ESPN에서도 중계하길래 채널을 바꿨다. MBC ESPN의 축구 경기 중계는 타방송사에 비해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 단, 강신우 해설위원의 멋진 목소리 (?) 에는 영 적응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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