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조각

 


   쇠꼬챙이 대신 콘크리트 담벼락에 꽂혀있던 저 유리병 조각들. 아마 80년대엔 저런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거 같다. 그 때도 그랬지만 깨어진 유리병이 주는 위협감은 남의 집 담을 넘을 생각이 없음에도 오금이 저린다.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쇠꼬챙이와 유리병 조각 중에 찔리면 어느 게 더 아플까. 유리에는 한 번 베이고 한 번 찔려봤다. 유리가 살갗을 파고 들 때의 그 느낌이란. 뭔가 따끔따끔 갈라지는 게 느껴지면서 불쑥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던 이상야릇한 기분. 찰나였지만,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음, 그러니까 쇠꼬챙이에 찔려 둘의 고통이 어떻게 다른지 직접 비교해 보고 싶단 말은 아니다.

by 도로시 | 2008/04/18 11:09 | 사 진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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