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뿐 아니라 블로그 세상에서도 관계가 협소하다. 언제부턴가 다른 블로그를 거의 둘러보지 않게 됐다. 이글루에 링크되어 있는 서른 몇 곳, 즐겨찾기에 있는 외부 블로그 열 몇 곳이 전부다. 대부분은 블로그 초기에 알게 된 곳들이다. 한창 뭔가 의욕이 생겼던 시기다. 그런데 링크한 블로그의 거의 절반 정도는 별 다른 기척 없이 문을 닫았거나 반 년 이상 새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 처음엔 무슨 일일까 궁금하고 걱정도 되다가 자연스레 뜸해지곤 하는데 그렇다고 완전히 잊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에만 블로그를 그만두거나 그만둘지도 모르겠다는 글을 두 군데서나 접하게 됐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테고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겠지만 아쉽다. 서운하다. 그렇게라도 흔적을 남겨주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필요이상으로 궁금해 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한 편으론 가뜩이나 좁아터진 세상 안에서 살고 있는 내가 바깥을 볼 수 있는 창이 더 좁아졌다. 그 분들의 고민을 나도 늘 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블로그를 엎어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좋은 글을 쓸 가능성 보다 남의 좋은 글을 읽을 확률이 더 많을 테니 독자가 되는 게 여러모로 생산적인 일이다.
징글맞게 비가 와서 그런가, 주말 새벽부터 주인 없는 블로그만 골라 다니며 변태 같은 짓을 좀 했다. <살인의 추억> 의 박해일도 아니고 비가 와서 그랬다는 건 뭔가 이상하긴 한데, 원래 스토킹이 취미다. 아직까지 링크를 삭제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오랜만에 여기저기 둘러보며 안부를 물었다. 굳이 오겡끼 데스까~ 라고 물어보지 않아도 와따시와 겡끼데쓰 하겠지만, 문득 궁금했다. 정말 잘 지내고 있는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