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8> 의 초반은 조금 어색한 기분이었다. 온갖 과장의 에너지로 점철된 영화를, 그것도 스크린에서 한국어 대사로 보기는 상당히 오랜만이기 때문이었을 거다. 이건 <다찌마와 리> 가 창조와 모방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60 ~ 70년대의 여러 액션영화들을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주성치의 코미디를 한국말로 본다고 생각해보면 거의 적당하지 않을까. 아무리 주성치의 세계관에 익숙하다 해도 언어의 차이에 의해 걸러지는 부분이 있기 마련일 텐데 그런 것들이 여과 없이 전해진다면 적응하는 것에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다찌마와 리> 를 더욱더 즐기기 위한 영화적 교양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아쉽진 않을 듯싶다. 기억을 잃어버린 다찌마와 리와 이름 모를 소녀의 '우리 사이에 굳이 통성명이 필요할까' 스런 관계를 지탱해주는 <독비도> (보다 서극의 칼에 더 가깝지만) 의 국내 개봉 문구를 그대로 인용하자면, <다찌마와 리> 는 '시속 180킬로의 속도로 다가오는' 영화다. '내 마음이 재건축되어서 이제는 세입자를 받아들일 준비' 가 되었다는 다찌마와 리의 호방함에 닭이 되어 하늘로 솟구쳐 오를지라도 그저 밑도 끝도 없이 '잘 생겼다' 를 허허실실 되뇌면 된다. 무시로 시공간과 장르를 초월하는 영화에서 상하이의 카지노장 이름이 '바다 이야기' 라는 건 그냥 깜찍한 수준이다.
딱 90분 이내의 상영시간에 맞추거나, 다마네기 (는 눈부시도록 귀여운 악당이다) 와 헌병대장에게 지옥행 급행열차표를 쥐어주기 전에 끝냈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아무튼 오! 쾌남, 호방하다, 호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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