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직 낮에는 덥긴 하지만 마치 감기기운 있는 것처럼 칼칼하고 코맹맹이 같은 바람이 좋다. 난 정작 가을 보다 이런 바람이 부는 요즘을 더 좋아하는 거 같다. 여름을 견뎌 낸 후의 특권을 마음껏 즐기리라.
2. 홍상수의 <생활의 발견> 을 다시 봤다. 경수 (김상경) 가 무작정 선영 (추상미) 을 쫓아가서는 시장 귀퉁이의 고기 집에서 혼자 고기를 먹다 옆 테이블의 남자랑 시비 붙는 장면을 보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의 한 장면이 생각나더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에서 구경남 (김태우) 이 얼굴에 난 상처를 선배 (유준상) 에게 거짓으로 설명하는데 '옆 테이블의 남자가 자기 여자 다리 쳐다본다고 맞았다' 고 하는 그 장면. 거의 무한 반복 같은 홍상수의 영화에서 무언가를 연관시키는 것이 쓸데없는 일이긴 한데 두 장면을 떠올리니 뜬금없이 웃긴다. 그건 그렇고 <생활의 발견> 을 다시 한 번 보면서 느낀 건 역시 홍상수 영화의 주인공은 딱 김상경이다. 다음 영화에 김상경이 영화감독 역으로 출연한다니 기다려봐야겠다. 하하.
3. 마이밸리가 한산하다. 원래 북적거리는 곳은 아니었으나 몇몇은 이사를 갔고 더 많이는 잠수중인 것 같고 열정적으로 포스팅하던 분들조차 드문드문하다. 주변은 그대로였으면 하는 바람. 역시 공허한 욕심이다.
4. 주말에 여섯 시간에 걸쳐 건프라를 만들었다. GN-001? 아무튼 그렇게 쓰여 있는 놈인데 입문자용으로 적당한 모델이란다. 처음엔 플라스틱 덩어리들을 쫙 펼쳐놓고 보니 뭐가 그렇게 많고 복잡하기만 한지 한숨만 나오더니만 맘 다부지게 먹고 서너 시간 만지작거리니 뭔가 완성되어 가는 게 보이더라. 이런 게 건프라를 만드는 재미인진 몰라도 허리가 아프다고 투덜대면서 앉은 자리에서 다 만들었다. 집에 있는 공구용 니퍼로 무식하게 짤라서 대충 막 우겨 맞추긴 했지만 뭐시냐 몇 년 전에 사기 당해 만든 짝퉁 건프라 보다는 훨씬 재미도 있고 완성해놓으니 폼도 난다.
5. 자작 움짤. 메롱 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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