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에 출발비디오 여행의 영화 대 영화에서 <노잉> 이라는 영화의 몇 장면을 보게 됐다. 출발 비디오 여행을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영화 대 영화는 언제 봐도 재미가 있다. 진행과 대본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낄낄거리며 수다를 떠는 모습이 참 사이가 좋다. 어느 한 쪽도 치우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환상의 커플이다. 그러고 보면 영화 대 영화의 전 진행자를 스카우트 한 타 방송사는 뭔가 크게 오해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필사적으로 사고를 막으려는 주인공의 예언 (?) 이 빗나가려는 찰나 갑자기 지하철이 탈선해 역 안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장면을 보는데 채널을 돌려버렸다. 누가 봐도 CG의 도움을 크게 받은 것임에 분명한 영상은 너무 빠르고 현란해서 그것만으로도 질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름대론 재난 영화의 스펙터클한 볼거리였을 것이고 이야기를 선명하게 해주는 장치였을 텐데 그랬다.
<노잉> 이 실제 그런 영화인지는 모르겠으나 필요 이상으로 눈을 자극하는 영화들을 꺼려한다. 매우 주관적인 느낌이고 영화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눈이 호사 할수록 흥미가 반감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CG가 주인 행세를 하려는 영화들은 더욱 더 싫다. 그런 영화들을 보고나면 야바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이미지의 매체이고 그걸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은 늘 존재했으니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모델링이 변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요즘엔 비용이나 시간, 관객이 체감하는 효과 면에서 CG만한 것도 없고 점점 기술이 발전하면서 간극도 좁혀질 테니 여러모로 남는 장사긴 할 거다. 어차피 모든 대중문화가 그렇듯 영화도 사기의 예술이라 어떻게든 잘 속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사기에도 급수가 있다. 뻔한 눈속임만으로 사기 치려는 영화들에겐 별로 속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