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도 끝도 없는 뻘쭘함은 블로그를 하면서도 경험하게 된다. 처음에는 성실한 주 5일제 블로그가 되려고 했다. 하고 싶은 말도 많다고 생각했다. 매우 제한적이긴 했지만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의견을 주고받는 소통의 느낌도 썩 괜찮았다. 이 맛에 블로그를 하는구나 싶었다.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한 동안 이오공감에 뽑히는 것에 재미가 들려 이오공감용 글만 쓰기도 했다. 생각만 하면 생각대로 비비디 바비디부~였다.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란 낯 뜨거운 글도 그런 이유로 쓰게 되었다. 하지만, 금방 밑천은 떨어지고 블로그에 대한 의욕이 감소하면서 일 년의 절반 이상은 긴 숨을 내쉬기를 반복했다. 그러는 동안 블로그도 낯설어졌다. 한동안 잠수를 타고 돌아오면 괜히 어색하다. 왠지 흔적을 남기는 것이 두려워진다. 이상한 나라의 도로시라는 정체불명의 블로그도 그렇고 덧글과 트랙백을 주고받으며 안면을 익혔다고 생각했던 다른 블로그들도 마찬가지다. 그거 아시나. 좀 길게 잠수탔다 돌아오면 왕래가 끊어지는 경우가 잦아서 그게 당연한 건데도 좀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는 걸. 그러면서 제 풀에 지쳐 또 잠수를 타게 되고 계속 반복이다. 중학생 때나 지금이나 인생 전부가 마냥 사춘기다.
쓰다 보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도대체 두 가지 이야기의 상관이 무엇이고 결론이 뭐냐고? 아무튼, 이글루스에 입주한지 만으로 4년이 넘었다. 벌써 그렇게 되었다. 이글루 관리를 들어가 보니 2005년 10월 30일에 블로그를 만들어 11월 1일에 첫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총 588번의 흔적을 남겼다. 거의 방치한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렇게나마 오랫동안 뭔가를 붙들고 있어본 적이 별로 없다. 뻘쭘함을 무릅쓰고라도 블로그는 계속하고 싶은 모양이다. 별 건 아닌데 그냥 참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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