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앤 세바스찬 (belle & Sebastian) 의 음악을 들으면 이상하게도 자신을 팝음악 애호가라고 소개하는 성문영 (이하 존칭 생략) 씨가 생각난다. 마치 마크 노플러 (Mark Knpfler) 의 wild theme 를 듣고 있으면 정은임 아나운서 (FM영화음악의 시그널이었다) 가 생각나는 것처럼 벨 앤 세바스찬과 성문영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처럼 느껴진다.
내가 성문영을 알게 된 건 영화잡지 키노에서였다. 일종의 권말부록인 웨이브란 대중 문화섹션에서 락에 관한 글을 썼었는데, 물론 전부터 성문영이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가 기자로 있었던 핫 뮤직을 열심히 본 것도 아니었고 점점 바쁘다는 핑계로 음악에는 관심을 잃어가던 시기였으니 그의 글을 볼 기회란 거의 없었다.
키노에 실린 성문영의 글은 아무나 쓸 수는 없지만 쉽게 읽혔던 글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워낙에 키노가 설렁 설렁 볼 수 있는 잡지는 아니었던 지라 외부 필자들의 글 또한 만만찮은 내공을 지녔었는데 그의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문답과 대담 형식을 오가는 위트 있는 필력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어떤 진심 같은 것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어쩌면 성문영의 글이 쉽게 읽혔던 것도 마치 첫사랑에 빠진 소녀의 풋풋하지만 진심어린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알기로 우리나라에서 벨 앤 세바스찬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성문영이다. 나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란 말이야 라고 할 정도로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벨 앤 세바스찬에 대한 애정을 낱낱이 고백 했었고 얼마 전에 발매된 벨 앤 세바스찬의 더블 앨범 <Push barman to op en old wounds> 의 속지를 쓰기도 했다.
무려 32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에 빼꼭히 쓴 앨범 속지는 대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할 정도로 정성스럽다. 성실한 글쓰기가 열정과 맞물리면 읽는 사람으로서 그것보다 행복한 경험은 없다.
덧
사실 벨 앤 세바스찬의 음악을 듣게 된 것도 성문영의 덕이 컸다. 한창 벨 앤 세바스찬이 각광을 받을때도 시큰둥 했었는데 막상 들어보니 딱 취향이었네 싶은 것이 기분 좋은 영향이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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